김민준VIEW PROFILE →
한국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4종, 에포크AI '주목할 만한 모델' 등재… 미국·중국 이어 세계 3위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4종이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에포크AI의 '주목할 만한 모델'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 등재로 한국은 보유 모델 12개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섰다.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4종이 미국의 비영리 AI 연구기관 에포크AI(Epoch AI)의 '주목할 만한 모델(Notable Model)' 명단에 나란히 등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번에 이름을 올린 모델은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 네 개 기관이 개발한 것으로, 8월 11일 관련 사실이 발표됐다.
이번 등재로 한국이 보유한 '주목할 만한 모델'은 기존 8개에서 12개로 늘어났다. 이는 미국의 59개와 중국의 35개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재 에포크AI가 분류하는 '주목할 만한 모델'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한국 단 세 곳뿐으로, 한국이 글로벌 AI 최상위권에 진입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에포크AI는 미국의 비영리 AI 연구기관으로,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력을 지닌 모델을 '주목할 만한 모델'로 선정해 목록에 등록한다. 이 지표는 스탠퍼드대학교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매년 발표하는 'AI 인덱스' 보고서에서 국가별 AI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가 갖는 상징성은 적지 않다.
네 개의 독자 모델
이번에 등재된 네 개의 모델은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각각 개발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이들 기업과 연구기관은 LG의 엑사원(EXAONE), SK텔레콤의 A.X, 업스테이지의 솔라(Solar),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모티프(Motif) 등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 계열을 앞세워 그동안 국내 AI 기술 경쟁을 주도해 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 모델이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제한된 자원 속에서 2026년 상반기에 개발됐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의 거대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과 연산 인프라를 쏟아붓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팀들이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의 의미가 한층 더 부각된다.
오픈소스 전략

네 개의 모델은 개발 이후 오픈소스로 공개돼, 국내 기업과 연구자들이 이를 기반으로 후속 기술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개방 전략은 소수의 대형 모델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국내 인공지능 생태계 전반의 저변을 넓히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픈소스 공개는 단순히 모델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을 넘어, 개발자 커뮤니티가 해당 모델을 미세조정하고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만드는 토대를 제공한다. 자체 기술로 만든 모델이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수록, 한국 AI 생태계의 자립성과 지속 가능성 또한 함께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의 독자 AI 전략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해 온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육성 전략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정부는 해외 모델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한국이 자체적으로 최상위급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을 꾸준히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기술로 만든 독자 AI 모델이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하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독자 모델 확보를 단순한 산업 지원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의미와 과제
다만 미국이 59개, 중국이 35개의 '주목할 만한 모델'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12개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안고 있다. 세계 3위라는 위상은 분명 고무적이지만, 최상위권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인재 확보, 그리고 연산 인프라의 확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이번 등재는 자원의 한계 속에서도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소수의 정예 팀이 거둔 성과가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독자 모델 확보 전략에 대한 자신감과 명분을 동시에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모델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과제는 이번에 확보한 기술적 성과를 실제 산업과 서비스로 연결하고 독자 모델의 규모와 성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네 개의 모델이 국내 생태계에서 어떤 후속 혁신을 이끌어 낼지가, 한국 AI의 다음 도약을 가늠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