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VIEW PROFILE →
AI가 만든 그림자: 딥페이크 성범죄와 한국의 전면 대응
2024년 딥페이크 등 합성·편집 디지털 성범죄가 전년 대비 3.3배 급증했다. 국회는 소지·시청까지 처벌하도록 법을 강화했고, 정부는 AI로 영상물을 먼저 찾아내는 공동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반도체와 로봇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가짜 영상물, 즉 딥페이크를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이며, 한국 사회는 지금 이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한때 첨단 기술의 신기한 활용법 정도로 여겨졌던 딥페이크는 이제 심각한 사회적 위협으로 변모했습니다. 특히 타인의 얼굴을 합성해 만든 허위 성적 영상물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어 강력한 대응이 시급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3.3배 급증한 피해, 심각한 현실
통계는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2024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 가운데 딥페이크를 포함한 합성·편집 유형은 무려 1,384건에 달해, 전년 대비 약 3.3배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결코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을 위협하는 현상임을 뜻합니다.
증가세는 여러 지표에서 동시에 확인됩니다. 2021년과 비교했을 때 2024년 10월 기준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5배, 피해자 지원은 약 7배, 그리고 경찰 신고 건수는 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어 피해의 확산 속도를 짐작하게 합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가해자의 연령대입니다. 2025년 경기도북부경찰청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딥페이크 성적 허위영상물을 제작·유포한 운영자 23명을 검거하고 이 중 13명을 구속했는데, 검거된 피의자의 62%가 10대, 30%가 20대로 대부분 청소년과 청년층이었습니다.
법이 강해졌다, 시청만 해도 처벌

이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범죄에 맞서 정부와 국회도 대응 수위를 크게 높였습니다. 정부는 2024년 11월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종합 방안을 발표하며, 이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특히 처벌의 범위가 획기적으로 확대된 점이 주목됩니다. 국회는 2024년, 딥페이크 성범죄물의 제작과 유포 행위뿐만 아니라 이를 소지하거나 시청하는 행위까지도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여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제는 텔레그램과 같은 대화방에서 딥페이크 영상물을 단순히 시청만 한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수요 자체를 근절하지 않으면 범죄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강력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AI로 AI 범죄를 잡는다
흥미로운 점은 문제를 일으킨 기술인 인공지능이 동시에 해결의 열쇠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부는 인공지능이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을 사람보다 먼저 판별해내고, 이를 삭제하고 차단하는 과정까지 지원하는 공동 대응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자동화된 탐지 시스템은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유해 영상물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기술을 활용한 선제적 차단과 피해자 지원의 연계가 대응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만 기술적 대응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해자의 상당수가 청소년이라는 점은 처벌과 더불어 근본적인 교육과 인식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디지털 윤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딥페이크 성범죄와의 싸움은 기술과 법, 그리고 사회 인식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총체적인 과제입니다.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AI 강국으로 나아가는 만큼, 그 기술이 초래하는 그림자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또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게 될 것입니다.






